새벽의 연화 재하 [새벽의

새벽의 연화 재하 [새벽의 1

그건 비원이 아니라 비극이군.

오랜만에 설을 맞은 겸 래프텔에서 새벽 연화를 정주행했습니다.

처음 새벽연화를 본 때가 15~16년 정도였으니 한 5~6년 정도 되겠네요. 학생에서 성인이 되면서 가까워지는 느낌도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연화의 시점에서 상황을 해석했다면 이제는 꽤 나이가 많은 캐릭터들에게 눈이 가고 여러 인물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할까요? 그러다가 새삼스럽게 연화의 성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연화가 누나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동생이 되니 묘한 느낌도 들고.

그 중에 첫 번째가 간 건 역시… 가장 사랑하는 인재였습니다.

어렸을 때는 멋지고 착하고 가끔 짖었는데 매력 있는 캐릭터로 나름대로 캐혜석이 확고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혼란스럽다고 할까, 캐학을 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재하가 나름대로 자기방어가 강한 사람? 그래서일까요. 결국 굉장히 복잡한 사람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여전히 매력이 있다는 건 변하지 않네요. 그래서 좋아한다는 것도.

그건 비원이 아니라 비극이겠지. 이 장면을 떠올리면서 재하는 상당히 역설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사로만 들어보면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만 걸어가지만 뒤의 행적이나 마음을 보면 누구보다 정착을 원하는 사람 같았습니다.

고독을 자유의 대가로 줄 수 있는 필연적인 것으로 여기고 즐기거나 그저 억누르고 살아왔는데 연꽃 일행과 만나 고독을 회피의 대상으로 보게 된다고나 할까. 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재하를 마지막으로 그린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재하를 그렸습니다.

처음에는 어릴 적 재하의 이미지대로 좀 더 밝고 다정하게 손을 내밀면서 이쪽으로 와서 같이 앉자.같은 느낌으로 시작했지만 정주행을 마치고 완성할 무렵에는 조금 무겁고 의문스러운 재하가 그려졌습니다.

배경도 밤바다, 축제의 밤 창가 등 몇 가지를 시도했는데 단색의 배경이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쓰던 작은 달빛도 슬슬 끝나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담겨있기 때문에 마지막 이야기는 조금 더 마음에 들도록 고심하면서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너무 완벽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요.

오랜만에 반말을 늘어놓으셨네요. 길지 않은 글인데 쉽게 쓸 수 없는 걸 보니 손이 많이 굳은 것 같아요.마지막 설 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