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단합

코스 : 잠수교 – 문산역 거리 : 70km

2022년 백두대간 종주자전 라이딩 1구간(동광양함양)에는 모두 4명이 참가할 계획이었다.

다음 날과 마지막 날 여정이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구간이어서 고민 끝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바람에 고교 동문은 며칠 전 참가를 포기했다.

오늘은 나머지 3명이 동반 라이딩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어젯밤 돌쇠 체력을 가진 승돌이가 오늘은 단합 라이딩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카톡이 왔다.

친구의 부인이 현직 교장선생님인데 그녀와 수시로 대화하는 학교행정실장이 코로나에 감염돼 친구의 부인도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이에 맞춰 친구도 부인과 방을 따로 쓰며 증세를 관찰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여정은 오랜 친구인 그와 함께 여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최악의 경우 혼자 라이딩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나보다 4년 후배인 전직 작장 동료와 둘이서 오늘 라이딩을 시작했다.

나는 올해 백두대간 라이딩을 동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유튜버들이 자주 사용하는 고프로가 없어서 나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려고 한다.

내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S21이다.

몇 년 전 온라인으로 값싼 중국산 액션카메라를 샀지만 그 제품은 떨림이 멈추지 않고 화면이 너무 흔들려 사용을 포기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스냅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동영상 촬영이 안전상 적지 않은 위험이 있다.

어제 자전거를 타면서 동영상을 찍으려고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손목띠를 구입했다.

다음날 배달된 손목 밴드를 보니 실리카겔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

안내문에 4~6.5인치로 돼 있지만 갤럭시S21이 그보다 훨씬 클지는 맞지 않았다.

많은 고민 끝에 고무줄로 스마트폰을 매고 시험촬영을 하기로 했다.

라이딩 단합 1

아침 10시에 잠수교 남단에서 후배를 만나 한강을 따라 일산 방향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지난해 백두대간을 라이딩했을 때는 충분한 사전 훈련을 거쳐 완주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여러 환경이 어려워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출퇴근하면서 왕복 40km를 두 번 탄 게 올해 라이딩의 전부다.

오늘이 실제로 올해 첫 라이딩인 셈이다.

백두대간의 출정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말이다.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자전거를 탄다고 해서 사타구니 통증은 거의 없어졌다.

다만 허리가 적용되지 않아 불편하다.

오늘 일행인 친구는 작년에 자전거 세계에 처음 들어갔다.

아직 많은 부분이 서툴고 고도로 업어본 경험이 없어 그 자신도 걱정이지만 나 역시 그가 송삼재와 청룡치, 오도제를 무난히 넘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페달을 밟고 오르는 것이 힘들면 끌고 가라고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하고 있지만 그게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스스로도 안다.

라이딩 단합 2

일산 신평ic 부근 토끼굴에 도착했다.

여기서 돌아올지, 문산역까지 라이딩할지 그에게 물었더니 계속 갈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목적지가 문산역으로 정해졌다.

그와 라이딩하면서 이번 코스의 특성을 자세히 설명했더니 그는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걱정하는 게 옳다.

이번 코스는 결코 쉽지 않다.

동광양이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고 출발해도 오후 1시가 넘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야 저녁 무렵에 구례에 도착할 수 있다.

도로변의 매화나 벚꽃을 볼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첫째 날은 그렇다 해도 둘째 날이 문제다.

구례 천은사에서 성삼재까지가 거리로 10km, 고도차 1,000m다.

평균 경사도가 10km에 10%여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 구간이다.

아내가 교장선생님인 친구의 자전거는 고물 접이식이다.

그런 자전거로는 백두대간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예전에 미국 횡단으로 타던 트렉 520을 빌려주려고 한다.

그는 키높이 구두를 신고 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운동화를 신으려고 할 것이다.

평페달로 손삼재와 정령치를 높인다면… 아무리 그가 ‘돌쇠 체력’이라고는 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다.

후배는 올해 들어 자전거를 몇 번이나 탔는지 평지 구간에서는 무리가 없었지만 낮은 오르막길에서도 나타나면 말을 더듬었다.

그와 이번에 라이딩을 같이 하면 그도 나도 힘든 라이딩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와 기분 좋은 라이딩을 마치고 문산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서울행 기차를 탔다.

(심야 후배들에게 더 많은 훈련을 한 뒤 다음 여정에 참여하겠다는 카톡이 왔다.

)

라이딩 단합 3

잠수교에서 문산역까지

문산역까지